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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문관 발행 『시문독본(時文讀本)』
작성자문헌정보팀
등록일2017/02/22 10:15:47 조회수614


시문독본(時文讀本)초판과 정정합편

  신문관 발행본 시문독본(時文讀本)은 최남선이 간행한 최초의 문장독본이다. 초판(1916)과 정정합편(訂正合編) 6(1922)이 우리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표준적 문법이 아직 설정되지 못했던 당시 시문독본의 편찬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편찬자인 최남선은 이광수
, 홍명희와 함께 조선삼재(朝鮮三才)라 불리며 근대 초기 시인, 문학이론가로 활동하였으며 저널리스트로서 민족문화운동에도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또한 조선의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민족주의자였지만 동시에 일본과의 문화적 동질성을 주장했던 친일지식인이기도 하다. 출판언론활동을 통해 잡지 발간, 조선어 연구와 보급에도 힘을 기울인 최남선, 신문관과 조선광문회를 이끌며 최고의 출판 역량을 지녔던 그가 선별한 근대적인 글쓰기 입문서 시문독본은 어떤 책일까?
이 글은 시문독본의 편찬 의도와 판본 체제를 살펴봄으로써 근대적 글읽기와 글쓰기의 형성 과정에 접근해보려 한다


 「
시문(時文)이란 당대의 말, 현대문을 일컫는 것이며, 독본(讀本)이란 글쓰기의 모범을 제시하는 좋은 읽을거리를 뽑아 펴낸 책을 가리킨다. 그러니 시문독본은 당대 최고의 문장들만을 가려 엮은 책이라는 뜻이 된다. 실제 시문독본은 실용적인 설명문류의 글 뿐 아니라, 국내외 문학작품을 다수 수록함으로써 교훈적인 옛글부터 최신의 과학 지식, 경구나 운문부터 논술, 재미있는 우화부터 실용 작문과 정신 수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과 갈래의 글을 폭넓게 가려 뽑았다.
 



잡지
청춘에 실린 광고(19186)



동아일보 광고
(19231117)


 위의 사진은 신문관 발행 잡지
청춘동아일보에 실린 시문독본의 광고지이다.
청춘에 실린 광고(19186)에는 문장의 지침(指針), 상식의 총수(叢藪), 정신수양의 과조(科條)라는 광고 문안이 눈에 뛴다. 수양을 강조하고 있으며 사상을 표현하고 사물을 기재하는 기본적인 능력뿐 아니라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적절히 자기 표현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해 책을 만들었음을 피력하고 있다. 동아일보(1923.11.17.)광고에도 글쓰기에 관한 당대 인식을 살펴 볼 수있다. 하고(何故)로 청년필독(靑年必讀)의 요서(要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문장 연습, 상식 확충, 정신 수양 뿐만 아니라 ‘현대 청년의 신생명 발휘와 관계됨을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청년들의 생명의 근본적 활력을 주는 것은 곧 글쓰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당시 최남선과 이광수는
시문(時文)’이라는 글을 통해 글쓰기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는데,  특히 최남선은 이 책을 빌어 나름의 편집의도를 가지고 글쓰기 방법을 제시한것으로 짐작된다. 예를 들어 설명문, 논설문, 기행문, 전기문, 서간, 속담, 격언,
옛 설화, 시조 등 다양한 유형의 글을 제시하여 청년들에게 문장 강화, 상식, 정신수양을 강조하고 있다.

 

시문독본(時文讀本)의 판본
 

 『시문독본은 일제강점기 초판(1916)부터 제8(1926)까지 발행된 스테디셀러이다. 정정판이 출간된 1918년에는 7개월 만에 매진되어 3판을 다시 찍는 기록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초판(1916)의 여부는 현재 알려진 바로는 우리 도서관을 포함해 세 책 정도 이며, 정정합편 가운데 책의 내용과 체재, 언어면에 이르기까지 고루 정비된 6(1922)도 두 권이나 소장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문독본의 초판과 정정합편 6판은 글쓰기 책의 계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근대 자료이다.
초판의 겉표지의 제첨에는 책의 제목과 권일지이(卷一之二)로 표기되어 있고 4침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1권과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32편씩 총 64편의 글로 편성되어 있다. 사주 쌍변의 광곽을 사용하고 띄어쓰기를 적용하고 있지 않다. 6판은 초판과 달리 14권의 체제인 정정합편(訂正合編)으로 시문독본의 정본이다. 초판과 같이 띄어쓰기를 적용하고 있지 않으며 각 권에 30편씩 총 120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속표지에는 임술판(壬戌版)으로 연도를 명시해 두고 있다.

 

 『시문독본 초판(1916)



    『시문독본 6판,임술판(1922)


   시문독본』의 구성은 머리말과 예언(例言), 차례,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정합편의 예언
(例言)살펴보면 이 책의 편집 의도를 알 수 있다. 또한 초판의 예언을 정정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정정합편
(1922)에 실린 예언(例言)

-
이 책은 시문(時文)을 배호는 이의 계제(階梯)되게 하려 하여 옛것 새것을 모기도 하고 짓기도 하야 적당한 줄 생각하는 방식으로 편차(編次)
-
옛글과 남의 글은 이 책 목적에 맛도록 줄이고 고쳐 반드시 원문(原文)에 거리끼지 아니함
-
문체(文體)는 아모쪼록 변화 있기를 힘썻스나아 즉 널리 제가(諸家)를 탐방(探訪)할 거리가 적음으로 단조(單調)에 빠진 혐()이 업지 아니함
-
이 책의 문체(文體)는 과도시기(過渡時期)의 일방편(一方便)으로 생각하는 바이니 물론 완정(完定)하자는 뜻이 아니라 아직 동안 우리글에 대    하여 얼마만큼 암시(暗示)를 주면 이 책의 기망(期望)을 달함이라
- 이 책의 용어는 통속을 위주(爲主) 하얏스니 학과에 쓰게 되는 경우에는 사수(師授)되는 이가 맛당히 자열구법(字例句法)에 합리(合理) 한 정    정(訂正)
을 더 할 필요(必要)가 잇슬 것




시문독본 초판 예언(例言)



시문독본 정정합편 예언(例言)

 

  초판의 예언에서는 배우는 이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라하였지만 정정합편에서는 배우는 이의 계제(階梯)되게 하려 한다는표현으로 정정하여 초판 1, 2권 보다 3, 4권이 증편된 정정합편이 좀 더 질적으로 어려운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내용 중 통속을 위주로 다뤘다는 것은 일반적인 독자가 수용할수 있는 범위를 정한 것으로 짐작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초판에 비해 정정합편은 표준적 문체가 정해지지 않았던 1910년대에 나름대로 심도 있는 논설과 교양을 다룬 글로 신문관과 최남선의 노력이 엿보인다.

  1910년 합방 이후 조선의 식민지배에 대한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오던 일본이 세계대전 승리를 계기로 안으로는 조선의 식민지배 체제를 더욱 강화하던 시기였다. 이 과도기적 혼란속에서 최남선은 젊은 나이에 1914년 잡지 청춘』을  발간하고 그 이후 신자전, 조선말본을 간행하였다. 그는 당대 식민지 체제하에 신문관, 조선광문회에서 이뤄낸 작업들과 결과물을 선별하고, 자체 번역을 통해 시문독본을 발간하였다. 이처럼 시문독본』은 많은 청년들에게 글쓰기의 사회적 중요성를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 참고문헌
국립중앙도서관
, 국내근대문학자료 소장 실태 조사 보고서, 국립중앙도서관, 2014-2015.
박대헌
, 최남선의 에크리튀르와 근대·언어·민족, 한국학술정보, 2009.
천정환
, 근대의 책읽기, 푸른역사, 2003.
김지영
, 최남선의 시문독본 연구: 근대적 글쓰기의 형성과정을 중심으로, 한국현대문학연구23, 한국현대문학회 , 2007.
박진영
, 최남선의 시문독본 초판과 정정합편, 민족문학사연구40, 민족문학사학회, 2009.
임상섭
, 시문독본의 편찬 과정과 1910년대 최남선의 출판 활동, 상허학보
25, 상허학회, 2009.